진보, 보수, 노무현 그리고 연어
나는 아직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되었을 때의 감동을 기억한다. 우리나라에도 이젠 ‘빽’ (군부나 기존 정치세력의 뒷받침)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구나. 선거가 끝나고 당선 발표를 기다릴 때 한겨레 인터넷 판에서 어떤 기자가 쓴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대한 감상문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기사 내용은 생각이 않나고 그 배경 음악이 ‘강산에’ 가 부른 ‘거꾸로 강을 거슬러…’ 라는 노래라는 것은 기억이 난다. 그 전에 한번도 듣지 못하였던 노래였는데 나는 당시의 감동 때문인지 그 노래를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가끔 노래방에 갈 기회가 있으면 부르는데 그 노래 아마추어가 부르면 듣기가 꽤 지겨운 노래이다. 물론 그래도 난 상관하지 않고 부른다.
그러나 그 당시 한국에 있는 많은 가족/친지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싫어서 이젠 TV 뉴스 안 본다고 선언했었다. 난 속으로 TV 안 보면 자기들 손해지 라고 생각 했었다. 그러나 인생에 기분 좋은 일 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부시가 재선 되었을 때 나는 정 반대의 입장에 서게 되었다. 그 때 많은 미국 유권자들 중에는 아침에 출근하지 못할 정도로 충격받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도 그 중에 한 사람이었다. 물론 미국 유권자들의 반은 그의 당선을 기뻐했다.
왜 어떤 사람은 보수적이고 어떤 사람은 진보적이 될까?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설명은 이기주의 론이다. 기득권 층은 기존 체제를 유지해야 자기에게 유리하니까 보수적이 되고 불만 세력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기존 체제를 바꾸려 하는 진보 세력이 된다는 설이다. 이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듯 하다. 시카고 대학의 National Opinion Research Center 가 매 2 년마다 실시하는 일반 사회 조사 (General Social Survey) 자료는 아주 포괄적이고 대표성이 있어 미국의 사회 과학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이 자료를 분석해 보면 보수적인 사람들이 진보적인 사람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소득이 높고 현실 만족도도 높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은 소득이 높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보수적인 사람들과 진보적인 사람들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는 셈이다. 러시아 공산 혁명 전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혁명을 지지했던 진보적인 사람들은 혁명이 성공한 후에는 체제를 지키려는 보수적인 사람들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이기적’ 이유 보다도 가치관 또는 세계관의 차이에서 진보 또는 보수주의자가 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종교가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을 나누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교회 열심히 나가고 기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더 보수적이다. 이런 현상은 미국에만 적용될 지 모른다. 대체로 남부 사람들이 복음주의 기독교를 많이 믿고 이들이 부시의 주된 지지 기반이다. 또 보수적인 사람일수록 세상이 죄악으로 가득 차 있고 인간의 본성은 기본적으로 악하다고 믿는 성향이 있다 (내 추측이 아니라 상기한 자료의 분석 결과). 아마 기독교 적 세계관과 관계가 있지 않나 싶은데 보수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선 악의 구분을 확실하게 나눠서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보수 우익 들은 예전에는 공산주의를 악마로 생각하여 타도 대상으로 삼았고 지금은 테러리스트가 악마다. 물론 자기 들은 정의의 세력이고. 보수적인 사람이 더 자기 통제를 잘하고 부지런하며 세속적 의미에서의 성공에 대한 성취 동기가 강하다 .
반면에 진보적인 사람은 사고가 개방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받아들이고) 친절하며 같이 놀기가 더 재미있다. (출처 1999 년에 발표된 성격과 정당 선호도에 관련된 심리학 논문). 또 교육 수준은 전반적으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교육을 아주 많이 받은 사람들이나 대학 교수들은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런 여러 가지 차이점을 종합적으로 그러나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있을까? 물론 없을 수도 있다. 진보와 보수의 차이가 하나의 기준으로 나누어 질 수 있는 일 차원적 개념이 아니라 진보도 여러 가지 종류의 진보가 있고 보수도 마찬가지 일 수 있으니까. 또 여러 가지 이유로 처음에 자기가 보수 또는 진보라고 규정한 다음에 그런 시각으로 세상을 지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진보적인 사람은 보수의 나쁜 면만 보고 보수적인 사람은 진보의 나쁜 측면 만 본다는 것이다.
내가 요새 생각하고 있는 하나의 가설은 절대적 가치관과 권위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이 보수적이 되고 상대적이고 융통성이 있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진보적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20대에는 보수적이었다가 서서히 바뀌어서 40대에는 아주 진보적이 되었다. 20 대 때에는 내가 잘 몰라도 어떤 절대적인 가치 기준이 존재하고 그런 가치 기준을 이 사회의 권위 있는 사람들은 이해하고 그에 따라 세상이 움직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차츰 그런 절대적인 가치 기준이 존재하지 않거나 아니면 보다 나은 가치 기준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사회의 발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노무현 대통령을 너무 구박하지들 마시라. 진보적인 내 편견으로는 역사책에 미국은 이 시기가 무고한 사람들을 무더기로 수용소에 가둬놓고 고문하고 학대한 암흑기로 기록 될 것이고 한국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꽃피운 시대로 기록될 것이니까.
(2005 년 11 월에 쓴 글)
나는 아직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되었을 때의 감동을 기억한다. 우리나라에도 이젠 ‘빽’ (군부나 기존 정치세력의 뒷받침)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구나. 선거가 끝나고 당선 발표를 기다릴 때 한겨레 인터넷 판에서 어떤 기자가 쓴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대한 감상문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기사 내용은 생각이 않나고 그 배경 음악이 ‘강산에’ 가 부른 ‘거꾸로 강을 거슬러…’ 라는 노래라는 것은 기억이 난다. 그 전에 한번도 듣지 못하였던 노래였는데 나는 당시의 감동 때문인지 그 노래를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가끔 노래방에 갈 기회가 있으면 부르는데 그 노래 아마추어가 부르면 듣기가 꽤 지겨운 노래이다. 물론 그래도 난 상관하지 않고 부른다.
그러나 그 당시 한국에 있는 많은 가족/친지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싫어서 이젠 TV 뉴스 안 본다고 선언했었다. 난 속으로 TV 안 보면 자기들 손해지 라고 생각 했었다. 그러나 인생에 기분 좋은 일 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부시가 재선 되었을 때 나는 정 반대의 입장에 서게 되었다. 그 때 많은 미국 유권자들 중에는 아침에 출근하지 못할 정도로 충격받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도 그 중에 한 사람이었다. 물론 미국 유권자들의 반은 그의 당선을 기뻐했다.
왜 어떤 사람은 보수적이고 어떤 사람은 진보적이 될까?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설명은 이기주의 론이다. 기득권 층은 기존 체제를 유지해야 자기에게 유리하니까 보수적이 되고 불만 세력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기존 체제를 바꾸려 하는 진보 세력이 된다는 설이다. 이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듯 하다. 시카고 대학의 National Opinion Research Center 가 매 2 년마다 실시하는 일반 사회 조사 (General Social Survey) 자료는 아주 포괄적이고 대표성이 있어 미국의 사회 과학자들이 많이 사용한다. 이 자료를 분석해 보면 보수적인 사람들이 진보적인 사람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소득이 높고 현실 만족도도 높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은 소득이 높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보수적인 사람들과 진보적인 사람들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는 셈이다. 러시아 공산 혁명 전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혁명을 지지했던 진보적인 사람들은 혁명이 성공한 후에는 체제를 지키려는 보수적인 사람들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이기적’ 이유 보다도 가치관 또는 세계관의 차이에서 진보 또는 보수주의자가 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종교가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을 나누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교회 열심히 나가고 기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더 보수적이다. 이런 현상은 미국에만 적용될 지 모른다. 대체로 남부 사람들이 복음주의 기독교를 많이 믿고 이들이 부시의 주된 지지 기반이다. 또 보수적인 사람일수록 세상이 죄악으로 가득 차 있고 인간의 본성은 기본적으로 악하다고 믿는 성향이 있다 (내 추측이 아니라 상기한 자료의 분석 결과). 아마 기독교 적 세계관과 관계가 있지 않나 싶은데 보수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선 악의 구분을 확실하게 나눠서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보수 우익 들은 예전에는 공산주의를 악마로 생각하여 타도 대상으로 삼았고 지금은 테러리스트가 악마다. 물론 자기 들은 정의의 세력이고. 보수적인 사람이 더 자기 통제를 잘하고 부지런하며 세속적 의미에서의 성공에 대한 성취 동기가 강하다 .
반면에 진보적인 사람은 사고가 개방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받아들이고) 친절하며 같이 놀기가 더 재미있다. (출처 1999 년에 발표된 성격과 정당 선호도에 관련된 심리학 논문). 또 교육 수준은 전반적으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교육을 아주 많이 받은 사람들이나 대학 교수들은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런 여러 가지 차이점을 종합적으로 그러나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있을까? 물론 없을 수도 있다. 진보와 보수의 차이가 하나의 기준으로 나누어 질 수 있는 일 차원적 개념이 아니라 진보도 여러 가지 종류의 진보가 있고 보수도 마찬가지 일 수 있으니까. 또 여러 가지 이유로 처음에 자기가 보수 또는 진보라고 규정한 다음에 그런 시각으로 세상을 지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진보적인 사람은 보수의 나쁜 면만 보고 보수적인 사람은 진보의 나쁜 측면 만 본다는 것이다.
내가 요새 생각하고 있는 하나의 가설은 절대적 가치관과 권위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이 보수적이 되고 상대적이고 융통성이 있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진보적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20대에는 보수적이었다가 서서히 바뀌어서 40대에는 아주 진보적이 되었다. 20 대 때에는 내가 잘 몰라도 어떤 절대적인 가치 기준이 존재하고 그런 가치 기준을 이 사회의 권위 있는 사람들은 이해하고 그에 따라 세상이 움직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차츰 그런 절대적인 가치 기준이 존재하지 않거나 아니면 보다 나은 가치 기준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사회의 발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노무현 대통령을 너무 구박하지들 마시라. 진보적인 내 편견으로는 역사책에 미국은 이 시기가 무고한 사람들을 무더기로 수용소에 가둬놓고 고문하고 학대한 암흑기로 기록 될 것이고 한국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꽃피운 시대로 기록될 것이니까.
(2005 년 11 월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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