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독과 색계 -- 영화 두편
슬럼독과 색계 -- 영화 두편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 2008) 라는 영화와 색계 (2007) 라는 영화는 물론 아무 관계도 없다. 내가 최근에 비슷한 시기에 두 영화를 보았을 뿐이다. 극장에서 본 슬럼독은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미국의 양대 영화상 (아카데미 상과 골든 글로브 상) 을 휩쓸지는 몰랐다. 이 영화의 기본적인 플롯은 가난한 사람이 고생 끝에 부자도 되고 사랑도 얻는다는 어떻게 보면 진부할 정도로 고전적이고 단순한 플롯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재미있고 많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영화가 인도 빈민들 특히 빈민가의 아이들의 생활상과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종교 분쟁으로 허무하게 엄마가 살해 당하는 장면이나 고아 아이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이 영화가 미국에서 이처럼 크게 흥행이 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아서 처음엔 미국 내 일부 극장에서만 상영했었다. 이 영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은 미국 사람들이 겪고 있는 경제난과 관계가 있을까? 아니면 미국 사람들의 의식이 백인 중심의 문화를 벗어나고 있다는 의미일까?
색계는 DVD 를 구해놓고 오랫동안 보지 않고 있던 영화이다. 포르노 같은 장면이 나온다는 얘기 때문에 부담이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 영화가 재미있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러나 내 취향엔 색계가 슬럼독보다 훨씬 더 감동적인 영화이다. 아마 내가 사실주의적인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식민지 시대 항일 투쟁하는 중국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국 사람인 내게 더 다가와서인지도 모른다. 포르노에 가까운 성관계의 묘사는 여자 주인공이 결국 친일파 남자 주인공에게 정을 주게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필요했을 것이다. 허진호 감독의 행복 (2007) 이라는 영화와 함께 사람 심리를 사실적으로 잘 묘사한 영화로서 근래에 본 영화 중 제일 잘 만든 영화로 꼽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대충 생각나는 영화 중 Top 10)
행복 (2007)
색계 (2007)
밀양 (2007)
동감 (2000)
Doctor Zhivago (1965)
My Life as A Dog (1985)
Amadeus (1984)
Gone With the Wind (1939)
Forrest Gump (1994)
Titanic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