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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맨해튼 역사 기행 12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2)

by 심려자 2024. 11. 24.

덴더 사원 Temple of Dendur (Gallery 131)

이 사원을 지은 시기는 피라미드를 짓던 기원전 2천년대가 아니고 한참 후인 기원전 23년 쯤이고 당시 이집트를 통치하기 시작했던 로마 황제 (Augustus) 의 지시로 지어졌다고 한다. (Augustus 는 클레오파트라와 마크 앤토니를 이기고 이집트를 차지했다.) 


1960년대에 이집트 아스완 댐 공사로 나일강변에 있던 여러 사원들과 유적들이 수몰될 위기에 처할 때 이집트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데 도움을 준 여러 나라들 (이태리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에 수몰될 사원을 하나씩 기부했고 미국은 덴더 사원 Temple of Dendur 을 받았다. 

이 사원을 미국 내 어디에 세울지에 대하여 경쟁이 심했는데 멤피스나 카이로 같은 이집트 이름을 가진 도시들이 자기 도시에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워싱턴 D.C., 보스턴, 시카고 등이 경쟁했지만 결국 뉴욕의 메트로에 기증되었고 1978년 이후 전시하고 있다. 


메트로 미술관은 이 사원을 전시하기 위해 건물도 증축하고 나일 강을 상징하는 U 자형 풀 (pool) 도 만들고 원래 사원이 강가 언덕 위에 있었던 것처럼 조금 높은 위치에 사원을 설치해 놓았다. 이 전시물은 유적의 일부가 아니라 아주 작은 사원을 통째로 옮겨온 것이다. 

가까이 보면 사원의 벽면에 여러 암각화가 보인다. 원래는 채색이 되어있었는데 수몰 등의 이유로 탈색되었다. 사원 왼쪽 벽면에 프로젝터를 이용해 암각화가 채색되어 있었을 때 어떤 모습이었을지를 보여준다. 채색된 암각화에서 오른쪽에서 제물을 바치는 사람이 아우구스투스이고 왼쪽 둘은 이집트 신이다. 사원의 건축 목적이 로마의 이집트 통치를 알리고 받아들이게 하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로마 황제 겸 이집트의 파라오로서 신에게 제물 바치는 아우구스투스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채색 프로젝터는 늦게까지 문을 여는 주말 저녁 때만 켠다고 한다. 신전 벽에는 19세기에 이집트에 관광 왔던 몰지각한 영국인이 남긴 낙서도 남아 있다.